그룹명/일기장

비명에 간 내친구

benny kim 2005. 10. 13. 19:34
 

가을도, 쓸쓸한 마음도, 깊어만 갑니다

금년 초에 우리 사위가 털도 나지 않고 콩알만한 비둘기 새끼 한마리 가져 왔습니다

내가 새를 좋아 하는줄 알기 때문이지요

비둘기 애미가 둥지에서 밀어 내어 버린 새끼인데 사위가 줏어 왔습니다

(새의 습성은 한번 둥지를 나간 새끼는 절대 다시 받아 주지 않는다)

 

 

요놈을 키우기 위해 스트브 옆에다 보온 특실을 만들고

삽에 가서 비둘기 우유를 사다가 정성을 다해 키웠지요

지금 9개월 된놈인데 내가 엄마 인줄알고 내가 가는곳마다 따라 다녔지요

귀여운 친구 였는데

 

이놈이 어제 저녁에 들개 (버린 ) 들의 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비둘기 장을 부수고 들어가 잡아 먹어 버린 것입니다

남들보기에는 한낫 미물에 불과 하겠지만

손안에서 자식 키우듯 정성과 애정 주며 키운 놈이 비명에 가고 나니

오늘 하루 진종일 마음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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