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1996년 11월 19일 일기를 어머님 5월 5일
일주기에 몇년전 이야기를 오려 보았습니다
엄마야! 엄마야! 내 아파 죽겠다 엄마야!
이소리는 심한 골절상을
입고 병원의 응급실에 입원한 어머님의 신음소리이다
90세를 바라보는 어머님이 이미 수십년 전에 작고하시고 이 세상에는
계시지도 않는 외할머님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낮에는 김매고 밤에는 길쌈하며 뻬짜면서 어렵사리 고생소생 하시며 우리 육남매
대학까지 공부시켜 모두들 잘 살게 키워주신 어머님1
연줄연줄 태어나는 손자 증손자 수발하기 위해 아들 딸집을 들락거리며
고생을 낙으로 삼으며 평생을 살아오신 우리 어머님이신데.
막상 이역만리 타향 에서 고통과 위기가 닥쳐오니 그 많은
자식 손자들은 부르지 않으시고 이 세상에는 있지도 않은 저승의 어머니를 부르고계신다. 아! 이것이 어머님의 가없는
사랑인가?
"엄마야! 엄마야! 내 아파 죽겠다 엄마야!" 라는 소리가 육순이 다된 이 불효 자식의 가슴에는 비수가 되어
날아온다 .
아무리 내리 사랑이라지만 내 자식만 사랑하고 우리 어머님을 이토록 외롭게 하였던가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앞을 가린다.
급히 달려온 동생에게 병간호를 맡기고 차를 몰고 오는데 얼마전 일이 생각나 어머니!
어머니! 하고 외쳐 보았지만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토록 회한의 눈물을 흘려 보기는 처음이다
얼마전 차멀미가 심한
어머님은 남겨 두시고 여행을 떠나는데 어머님은 수박 냉채를 만들어 나도 모르게 차안에 실어 놓고 손자들에게 이렇게 일렇다
"애들아 아빠가 운전하다 목말라 하시면 드시게 해라 !"
어쩌다 그 냉채가 차에 쏟아져 차안이 쉰내로 가득 찼다 .
집으로 돌아와 어머님께 쓸데없는 일을 했다고 화를 낸 일이 있다.
90노인이 자식을 위해 냉채를 만드는 것은 어머님의
가없는 자식 사랑이고 보잘것 없는 쉰 내음 때문에 화를 낸 것은 배은망덕한 불효자식의 망동이 였으니--- .
육순이 다된
지금에서야 효가 무었인지를 알 것같다
늦게 나마 효자 좀 되어 통한의 눈물없이 보낼 수 있어야 겠다 . 어머님의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오늘따라 고시조 한수가 가슴에 와서 파묻힌다
어버이 살아신제 섬길이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일 이뿐인가 하오라 --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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