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살맛 나는 이야기

역지사지(易地思之)

benny kim 2018. 9. 7. 18:35

역지사지(易地思之) :



반세기 전 절친했던 박규호 대학동문이 미국을 방문했다 착한 따님이 부모님 모시고 미국을 두루 돌며 여행 중에 어제는 우리 집을 방문했다 바로 떠나려는 친구에게 귀엽게 화를 내며 붙잡아 결국 하루 밥은 보내고 오늘 떠났다. 옛날 학창시절 줄줄이 주마등처럼 엮여 나오는 이야기는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 같았지만 내일의 일정을 생각해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

따님과 박형 내외분은 라스베이거스로 향해 떠나기 전 식사라도 한 끼 대접하게 해달라는 간청에 이곳 한국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해어지면서 농담삼아 또 악담을 하고 말았다 이 사람아 그리운 사람들 소식 바람만 잔뜩 넣어놓고 떠나다니 자네 심리도 못가서 발병이 나고 말 거야! 어려운 일이 생기거든 전화하게 하고 해여 젖다 집에 도착하고 30분쯤 흘렀는데 예정(박규호 큰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아저씨 이거 어쩌면 좋아요. 고속도로에서 랜 터 한 자동차 티이어 바람이 빠져 버렸어요. 했다 그 봐라 내가 심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고 하지 않았나! ㅎㅎ걱정하지 마라 내가 우선 AAA 카드 사진 Ka talk로 보내 줄 터이니 전화해서 서비스 차 불러 놓고 기다려라. 사인해주어야 하니까 내가 갈게 했다. 바스토 가까운 15번 도로변에 정차해 나를 기다리던 박형 가족들은 구세주를 만난 듯 반겨주었다 바로 사인해 주고 스패어 타이어로 갈아 끼워 놓고 절박했던 문제는 해결되고 나니 박형과 특히 아빠 엄마 모시고 손수 운전하고 있었던 딸 예정은 아저씨 정말 감사해요. 수십 번을 반복하기에 이런 말을 해주었다. 이봐 너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 알지? 만약 내가 한국을 방문해서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나도 자네게 이렇게 고맙다는 말을 반복해야 하냐 고마워해야 할 일도 아니고 여행 중에 인사사고가 아닌 한 다 추억거리가 되는 것이란다. 십 리도 못 간다는 액땜은 했으니 앞으로는 좋은 여행만 남은 거다. 하는 말을 남기고 떠나는 나를 향해 박형 거족은 한참 동안 손을 흔들어 주고 있었다

모처럼 방문한 친구에게 큰 선물을 안겨 준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