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스크랩-가족문화와 양로병원을 그린 미국소식

benny kim 2007. 8. 9. 18:14
김병희 교수님은 본인의 대학시절 학장으로 계셨던 스승이신데 인터넷에서 만나 이렇게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고 있다 그분의 브로그 글을 이곳에 갖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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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문화와 양로병원을 그린 미국소식



나에게는, 고희(古稀)가 된 고령으로 지금도 나를 "교수님"이라 부르는 자랑스러운 재미교포(在美僑胞) 제자가 있는데, 오늘은 미국의 가족문화(家族文和)를 통탄하는 글을 보내 왔구려.



미국에 있는 한 양로원(養老院) 병원에서 어느 한국인 자선단체가 주최한 위문행사에, 자신도 고령임은 접어 두고, 그도 참가해서 병든 고령자를 위로해 드릴 생각으로 동참했던 모양이다.



그랬는데, 그 많은 고령환자(高齡患者)들을 찾아온 자녀나 손자들이 한 사람도 안보이더라는 것이다. 자기의 직계존속(直系尊屬)이 입원 중이면, 특히 그날처럼 자선단체의 공식 위문행사가 있으면, 의례히 와서 마음에 없더라도 남의 눈을 보아서, 환자 간호를 하는 척은 해야 할 텐데. ….



그렇게 느낀 그는 "자식들을 힘들게 키워 독립시켜 주었지만 병들고 힘없는 처지가 되고 나니, 인간 고려장(高麗葬)이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고 있다.



"미국 문화는 18 세가 되면 부모는 더 이상 자식들에 신경 쓰지 않는다. 대학을 가든, 직장을 가든, 누구와 결혼을 하든, 일체 간섭도 지원도 끊어져 버리는 것이 미국문화"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면서도 멀리 있는 고국 생각이 났는지, "한국은 부모 모시기를 싫어하고, 노인경시(老人輕視) 풍조가 만연하여, 부모 버리는 문화는 서구문화(西歐文和)를 따라 가겠다는, 요런 얌체 문화가, 오늘날 한국의 기형적인 가족문화로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한다.



그는 행사가 모두 끝났을 때, 표정 없는 노인들의 손을 잡고 포옹을 해주었다고 한다. 그랬는데, 그 노인들은 잡은 손을 놓을 줄 모르고, 눈에서는 쓸쓸한 이슬이 맺히더라는 것이다.



필자 내외는 90, 87 고령인데, 현재로는 건강한 편이라, 단 둘만의 외로운 황혼(黃昏)길을 걷고 있지만, 형제들도 자식들도 많아서, 그들 덕택으로 연명은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나라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늙정이들은 빨리 죽어라는 듯한 풍조(風潮) 같구려! 거기에 이러한 미국 소식은 우리의 앞날의 상상도(想像圖)를 보는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