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손건배 선생님-2-

benny kim 2005. 8. 14. 20:43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손근배 선생님 -2-
번호 : 146   글쓴이 : Alaska
조회 : 38   스크랩 : 0   날짜 : 2005.05.15 23:09

 

-눈물로 뒤얼킨 사제지간의 정-

 

   -우리들이 이야기 방에서 연결된 글입니다-

 

나는 얼마나 감격했던지 선생님의 품에서 한참동안 어린애처럼 울었다.
얼마 후 내가 진정되는 것을 본 선생님은 내 어깨를 툭툭 치더니 김알카


너는 그림을 참 잘 그리는 구나 !

사실 내가 낙제점을 면하고 있는 것은 미술밖에 없었고  그림에 관한 한 나보다 더 잘하는 학생은 없었는데 손 선생님은 나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 다른 과목은 일체 언급 하지 않고


오직 여러 가지  그림과 그림자를  그려보게 하셨는데

 후에 알게된 일이지만 사실은 지능 (IQ) 테스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의 주문대로 원뿔 원기둥 그리고 서로 겹친 상태에서 빛의 방향에 따라 그림자를 그려 나갔는데
선생님은 갑자기 와!

하시더니 환한 얼굴을 하시며 무슨 보물이라도 발견 한 것처럼 감격 해 하셨다

 

김 알카! 너는 결코 바보가 아니야! 너는 천재야! 천재란 말이야!
너는 분명히 일등도 할 수 있어!
너는 오직 공부를 하고 있지 않을 뿐이야.!

 

이 그림을 이렇게 정확히 그린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하시며 선생님은 진심으로 기뻐하시는 것 같았고
나도 생전 처음으로 과분한 칭찬을 받고 정말 새로 태어나는 느낌이었다.

 

당시 선생님은 가족들은 부산에 있고 혼자 학교 사택에서 자취를 하고 계셨는데
마침 우리 집은 학교와 가깝게 있어 선생님은 매일 저녁마다 나를 사택으로 부르셨고
나의 개인 가정교사가 되어 한글부터 가르쳐 주셨다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었던지 그렇게 어려워 보이던 한글을 일주일도 안 가서 완전히 익히고나니 무엇이든지 닥치는 데로 읽고 싶고 쓰고 싶어졌다.

(후에 우리 아이들 3-4살 때 나는 손선생님이 나를 가르친 방법으로 한글을 가르쳤다 세놈 모두 일주일 만에 읽고 쓰데요) 

그후 2개월만에 모든 학과를 진도에 따라 맞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습으로 내어 준 숙제까지 미리 다 알고 있는 판 이였으니 학교 가는것 공부시간이 기다려 지기만 했다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학생들은
내가 갑자기 나가서 자기들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문제들을 모조리 풀어버렸으니
모두들 놀라고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렇게 지긋 지긋 하게 따라다니며 나를 괴롭히던 바보라는 별명을 의도적으로 때어 주신 것이다.

이런 일이 있고 난 후부터 나의 주의에도 하나 둘 친한 친구가 생기게 되었고

공부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특히 글을 많이 읽고 쓰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책 살 돈이 없어 십리나 떨어져 있는

책방을 들락 거리면서
소설책 세계문학 전집 등을 빌려 닥치는데도로 읽게되어

일생동안 살아가는 데 마음의 양식이 되어주었고 

그 때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는 지금 까지 쓰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외톨이로 지내온 습관은 좀처럼 바꿔지지가 않았다.
친구가 말을 붙여와도 그저 응 ! 아니야!
정도로 대답은 하지만 더 이상 대화가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질문을 한다던가 선생님이 질문을 했을 때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손을 들고 대답할 용기가 없었다.

다만 아무도 대답하는 학생이 없으면 선생님은 으레!
김 알카 ! 대답해 봐요 !

하고 지명을 하시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대답을 할뿐 이였다


어느 날 선생님은 갑자기 지금부터 분단 식 수업을 하겠다 하시면서

책상 6개씩 한 분단으로 서로 마주보고  앉게 하시고는
각 분단마다 과제를 주시고 서로 돌아가며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과제를 풀어 나가게 하는 수업 방식 이였는데


누구나 자기 차례가 오면 질문을 하던가 아니면 자기의 의견을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학생은 정신을 바싹 차리고 과제에 몰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표현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아주 훌륭한 방법으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수업 방법 이였다.
이러한 교육방침을 개발하신 선생님의 의도는 순전히 나의 소극적인 학습 참여습관과
표현력의 부족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습관을 고쳐주기 위한 목적이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매일 예습을 해오고 있는 나에게는 이러한 학습 방법이 하루가 다르게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주게 되었고
어느덧 모든 토론을 주도하는 리드가 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갑자기 여태껏 한번도 보지 못했던 선생님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아침에 잠깐 들려 출석만 힘없이 점검하시고는 모두 자습만 하라 하시고

하루 종일 오시지 않는 것 이였다

 

나는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이 들어 선생님의 기숙사에 들어가 보았더니
쌀도 반찬도 먹을 것이라고는 물통에 있는 물밖에 없었다.
선생님은 며칠을 물만 마시고 버텨오신 것이 분명 하였다.

 

교무실에 달려가 선생님을 찾았지만 거기에도 선생님은 계시지 않아 다른 선생님에게
우리 선생님의 사택에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하였더니 벌써 3달째 월급을 못 받고 있으니
그럴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 길로 우리들은 쌀을 구하기 위해 여유가 좀 있는 집을 방문해 선생님의 딱한 사정을 말하고
쌀이든 보리든 외상으로 사게 해달라고 했다.
물론 나도 큰 용기를 내어 아버지께 말씀 드렸지만 한마디로 거절하셨고

이때처럼 아버지가 야속할 수 없었다.

 

당시 참으로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던 시골 인심은 우리모두의 어린 마음을 너무도 아프게 하였고
우리들의 순수한 마음이 어른들에게는 하찮은 일로 무시당할 때

속상한 것은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외상으로 쌀을 사겠다는 생각은 포기하고
대신 우리들 모두 하루를 굶기로 하고 굶은 만큼의 쌀을 가져오기로  결의하였더니
다음날로 두 가마의 쌀과 고추 마늘 호박 채소가 모아졌는데

 

우리는 이 일을 선생님 몰래 진행하였고
학교 수업시간에 여학생들은 기숙사에 들어가 밥을 짖고
여러 가지 요리를 정성껏 준비하여 아침상을 차렸다

 

그리고 우리는 우르르 몰려가 선생님예! 진지 자시이소(진지 잡수세요)! 하니
선생님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말고 우르르 일어나


선생님! 가입시더! 하면서 반 강제로 납치하다시피 선생님을 모시고 기숙사로 갔다.

그곳에 성정 것 준비된 밥상이 차려진 것을 보신 선생님은 눈물을 글썽거리시면 서도 엄숙한 말로  이것이 어찌 된 것이냐?
하시며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으시며 물으셨다.


당시 반장 이였던 김정호 학생은 이렇게 대답한다.
선생님 걱정하지 마이소(마세요)!
우리는 절대로 나쁜 짓 하지 않았습니더(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일주일을 굶으시는데 우리가 하루쯤 못 굶겠습니꺼(굶겠습니까)!
오늘 우리 하루 굶기로 하고 모은 쌀을 가지고 지은 것이니 걱정하지 마시고
맛있게 드시소(드십시오) !

 

이 말을 들은 선생님은 마치 전기에 감전된 사람처럼 감정을 억제하는 듯 말없이 한참을 서 계시다가
그만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것이 아닌가


이 순간 누가먼저랄 것 없이 모든 학생이 선생님! 하고
서로 엉켜  울며 한 덩어리가 되었으니 참으로 사제간의 깊은 신뢰와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이였다.
 
그런 일이 있고 얼마가 지난 후 선생님은

당시로는 대단히 비싼 가죽으로 된 배구공과 축구공을 들고 들어와


학생들에게 선물로 주시면서 나는 여러분을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고
선생님을 생각해주는 여러분들에게 정말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여러분의 선행이 상부에 보고되 그 동안 밀려 있던 봉급을

모든 선생님들이 다 받게 되었고
앞으로 선생님들의 봉급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제 때에 지불한다는 공문을 받았다 하시며
여러 선생님들이 여러분들에 감사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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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무리 눈물겹고 감동스러운 사제간의 얘기!!!! 더 이상의 군더더기는 사양하겠습니다. 꼬리말에 코멘트 2005/05/15
장윤수 좋은영화를 한 편 본 듯 합니다...후에, 알카님은 그림을 전공하셨나요? 꼬리말에 코멘트 2005/05/15
안개꽃 아름다운 시절에 추억담....한편의 드라마을 영상시키게 하는 글입니다.....그 선생님 생전에 계실가요....늘 건강 하십시요..... 꼬리말에 코멘트 2005/05/15
귀향 정말귀한 스승님이셧군요 이런선생님 들이많아지면 아이들이 얼마나 든든하게 잘자랄텐데요...... 꼬리말에 코멘트 2005/05/15
풀향기 그래도 그 선생님 학생의 단점을 잡아 주려고 신경을 써주셧군요...정말 휼륭하산 선생님 이십니다,,,, 꼬리말에 코멘트 2005/05/15
솔바람 알라스카님....오랜 세월속에 선생님의 정이 그리우십니가.......저는요 코도 흘리고 툭하면 눈물로 질질 짜든 추억이 회상됩니다.... 꼬리말에 코멘트 2005/05/15
구름 손근배 선생님! 이제 제게도 평생 잊지못할 이름으로 남을것입니다.스승의길이 어떤것이지를 보여주시네요. 오늘 아침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가난했던 그시절에 선생님이 사주신 가죽공, 그 얼마나 귀한것이 였습니까. 다음글도 기대 합니다. 꼬리말에 코멘트 2005/05/16
ROCKIE 정말 감명깊은 글 잘읽었고 또 기대합니다. 지독히도 가난하던 어린시절 이었지만 좋은 추억들도 많고....저도 이제 슬슬 자작글 준비를 해봐야 겠읍니다. 꼬리말에 코멘트 2005/05/16
봄비 스승의 길 너무 아름답네요.꼭 이런 애뜻한 사연이 아니더라도 묵묵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선생님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 알라스카님, 고마워요. 스승의 참뜻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꼬리말에 코멘트 2005/05/16
아낙 스승의 참모습과 제자들..... 마치 영화의 한장면과같이.... 아름다운 사제지간 이었군요......감동이 밀려옵니다........... 꼬리말에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