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가족 이야기

송화야 울지마라

benny kim 2012. 11. 18. 02:02

-네가 울면 내 가슴에는 소나기가 온단다.-

 

옛날 방학이 되어 기차 비 아끼느라 13시간 지루한

서울발 부산행

완행열차타고 고향 찾아갈 때가 생각나는구나.

 

송화야 내가 애창하는 곡이

최순애작사 박태준 작곡 “오빠 생각” 이란 것 알지?

 

 

 

완행열차 타고가며 엄마생각, 오빠 기다리는

너와 송자 생각하면서 이 동요를 엉얼거리며 부르게 되면

엄마와 너들의 얼굴이 함께 오버랩 되어 오면서 정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었단다

http://www.youtube.com/watch?v=UKiUDoGSzfc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귀뚤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그때는 전화도 없고 인터넷도 없었으니

언제 올지 몰랐겠지만 그래도 방학이니

오늘 오려나. 내일 올려나 오빠를 기다리고 있을 너들을

상상하면서 지루한 기차야 좀 더 빨라 빨리 달려다오

미련한 부탁을 한 때도 있었단다.

 

 

비록 비단구두는 살수 없었지만

고학 하다시피 공부한 내가 무선 돈이 있었겠나.

 

그래도 급행열차대신 완행열차표 사고 남은 돈으로 선물이라고

산다는 것이 겨우 싸구려 연필 공책 몇 권씩 사가지고 가면서

마음 아팠던 때도 여제일처럼 기억이 나는구나.

 

 

그래도 보잘것없는 그것을 선물이라고 받아 좋아하던 너희들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단다.

 

 

 

그런 너를 내가 울렸구나.

너 말 맞다나 이 오빠가 많이 변했나 보다

 

 

어제도 오늘도 밤에도 낮에도 너를 울린 내 가슴이 너무 아프다

네가 만들어 놓고 간 콩나물국을 먹어도

내가 좋아하는 고등어 짐도 먹을 수가 없구나.

오빠 생각하면서 만들어 준 너의 정성이 생각이 나니

목이 뫼어 목구멍을 막아 버리니 말이다

 

 

 

옛날 부산에서 자취 하며 공부할 때 주말이면 집에 들르곤 했지

어머님은 내가 오면 가져 갈수 잇게 멸치복음 깨닢 무침 무장아찌

등등 봉지 봉지 밑반찬 만들어 주시던 어머님의 그 정성은

내가 여태 살아오면서 한 번도 잊어 본 적 없는 어마의 정이

고 사랑 이였고 나의 감정을 풍요롭게 해준 옹달샘 이였단다.

 

 

그런 어머님 지금 이 세상 계시지 않으니 나이 들수록 그런

어머님의 정이 그리워지고 살아생전에 좀 더 잘해 드리지 못한 것이

가슴에 한으로 남아 있단다.

 

 

 

이제 아들 딸 다 내 곁을 떠나가고 혼자 달랑 남고 보니

그리움이란 것이 어머님의 그 따뜻했던 정이고 사랑이었는데

이제는 네가 그런 그리움을 채워 주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단다.

 

 

옛날 방학 때가 되면 서울 가신 오빠 기다리듯

요즘은 내가 너의 방문을 기다리는 그런 신세가 되었구나.

 

한 달에 한두 번 먼 시골까지 올 때마다 나는 옛날 엄마의

모습그대로를 너를 통해 볼수 있기 때문이란다.

 

 

가지가지 밑반찬 만들어 냉장고 채워 놓는 모습이나

쓸고 닦고 구석구석 먼지 다 털어내어 놓고 누가 와도 혼자

사는 오빠 추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위해 쏟아 놓는

너의 마음 내가 왜 모르겠나.

 

 

그런데 그까짓 말실수 한마디가 무선대수인데

버럭 화를 내어 너를 울렸구나.

 

 

 

송화야 울지 마라

네 눈에 이슬이 맺히면 내 가슴에는 소나기가 온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