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농장이야기
남편을 내조하는 법이란 글을 올렸더니
아내를 내조(외조)하는 법도 올리라 는 분들이 있었는데
마나 님도 없는 홀아비 아내 내조 법에는 달없는 캄캄한 밤이라
한참 생각을 하다 말고
바로 이웃에 사는 송주석씨 생각이 난기라
그렇지 바로 이게 기막힌 아내 내조하는 법이 아니던가.
이분의 부부애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아내 내조 법을 대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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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내 참 부부 금실이 유난히 좋은 노 잉꼬부부가 있다
동내 사랑방처럼 오가는 분들이 들리곤 하기도 한다.
겨울에는 방한 가운데 놓여 있는 커다란 장작 난로에서 훈훈한
온기를 품어 내고 있고 난로 위에는 보리차 주전자가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여름에는 농장 가운데 높은 느릅나무 가래 나무 숲이 있고
그 아래 나무 의자가 빙 둘러 놓여 있다
오가던 동네 사람들 지나가던 참새가 방앗간 들리듯 들려 나무
의자에 둘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울라 치면
송시 아주머님은 친히 가꾼 토마토며 사과 오이 참외 등을 깎아
담은 접시를 내여 놓는데, 영락없는 옛날 어릴 적 시골 풍경을 보게 된다.
오가는 동내 사람들의 길흉사에 대한 뉴스를 놓고 가다 보니
이분 집에 들르면 바로 한국 분들의 최근 소식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이곳을 이름 하여 부부 농장이다
5 에크 (6000평)의 농장에는 사과나무 대추나무 등 과일 나무가 있고 4동의 온실에서는
싱싱한 채소 상치 토마토 풋고추를 4계절 내내
재배하며 한인 마켓에 공급해 주고 있다
별도로 도와주는 일군을 고용하지도 않고 노부부가 항상 농장에
비둘기처럼 함께 일을 하는데 서로 위지 하고 아끼는 부부 애는
연애 하는 젊은이들은 저리 가란다.
필자가 자주 들리는데 어느 날
여보, 송 선생 마나님 너무 혹 사하는 것 아니요
글 새올시다 좀 쉬라고 하는데도 내 꽁무니만 졸졸 따라
다니기를 좋아하니 어쩝니까.
아주머니 힘들지 않으세요.
힘들기는 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더 힘들어요.
저 양반 따라다니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니까요
송 선생 이야기 주머니가 얼마나 크기에 일 년 내내 들려 들일
이야기가 있단 말이요
아 그건 비밀인데요.
허 비밀이라니 더욱 궁금해지는데
이야기 주머니가 아니라 우리 마누라 지칠 줄 모르게 하는
보약 주머니올시다
지칠 줄 모르게 하는 보약이라 그것 참 귀할 것 같습니다
귀하지는 않습니다. 만 그런 보약 아무나 갖고 있는 게 아닙니다.
허허, 이 양반 감질나게 하시지 마시고 좀 나누어 주시오
나누어 주고 싶어도 김형 처럼 홀아비에게는 주어 봐야 소용없소이다.
면 홀아비 되면 될 거 아니요 들어나 봅시다.
면 홀아비라 새 장가 갈 모양인데 가르쳐 드리지요
너무 싱겁다 하지 마시오.
그 보약이란 게 입 발림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사랑한다."는 말이요
뭐라고요 "사랑한다."는 말이라
그렇소.
그러나 그 흔한 풋사랑이 아니고 평생을 함께 해준 조강지처에
대한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사랑이란 말이요
우리 마누라는 내가 사랑한다는 말만 먹고 사는 금붕어란 말이오.
아침 점심 저녁 시도 때도 없이 여보 힘들지 사랑해요
저런, 이마에 땀이 많이 낳네. 쉬었다 합시다.
흙 묻은 손 둘둘 털며 여보 나 당신 사랑해 이마 에다 뺨 에다
대고 죽 죽 뽀뽀도 해주지요
하루에도 수십 번 시도 때도 없이 이 사랑 타령이고 정말 고맙고
사랑스러우니까 하나도 어색하지도 않고 그런 말이 술 술 나온단 말이요
이런 말을 하지 않으면 내가 아프고 피곤해 진단 말이요
난 우리 마누라 없으면 못살아요
당신 이렇게 할 수 있소 마나님도 없으면서
공짜니까 이보약 주머니 통째로 가져가시오 했다
농담으로 시작한 말이었지만 이건 정말 농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머리가 숙여 지는 엄숙한 말씀이고 송시
부부가 부럽고 존경 서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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