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隔世之感)
오래 살다 보니 이런 고사성어가 실감이 난다
6.25 당시 우체부 오는 시간에 맞춰 대문 박을 기웃거리며 전선에서 오는 편지를 기다리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선하다. 매일 아침 정화수 뜨다 놓고 생사를 알 수 없는 전선의 아들이 무사함을 기원하는 모성애 참 처절했다
빛바랜 엽서 한 장 이 배달하는데 한두 달이 걸리기도 했다
전쟁이 끝나고 우체국이 다시 복원되면서 그나마 급한 소식은 전보라는 수단이 있긴 했어도 수취인에게 전보가 배달되려면 하루 이틀이 걸리기도 했다
그러다 전화가 개통되긴 했어도 일반 서민에게는 그림의 떡 이였고 전화가 재산목록 1호로 대우받기도 했다. 그러다 Fax 라는 것이 나타나 일반 문서나 편지를 보내고 통신수단의 효자 노릇을 똑똑히 하였지만, 이 또한 얼마 가지 못하고 E-mail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다. 문명이 일취월장 하도 빨리 발달하다 보니 젊은 세 대 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스마트 폰이란 괴물은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얼굴 맞대보면서 대화하고 동영상 주고받으며 재잘거리는 시대로 변해 버렸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앞으로 또한 세대가 지날 때 쯤 이면 통신수단은 어떻게 벼화 될까 궁금해진다. 아마도 시각 청각을 통할 필요도 없이 바로 두뇌 간의 교신이 이루어지는 시대가 올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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