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사는 이야기

고 천종철님의 영전에 바치는 조사

benny kim 2014. 8. 30. 21:52

 

 

고 천종철님의 영전에 바치는 조사 -김병희-

 

천귤 왕지(天橘王枳) 천종철형 어찌 그리 허무하게 가셨습니까.

 자연이 좋아, 나무가 좋아, 우리 한민족의 정서 어린 먹골배가 좋아, 이곳 피렌 마운틴하잇 산자락에 터를 잡고 천귤왕지 맞나 는 당골배를 심어 가꾸어 온지 어언 20여 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국내외 수많은 사람이 한국의 신고 배에 반해 묘목을 미국으로 수입해서 재배를 시도를 해봤지만, 천형 외는 누구도 성공한 사람이 없었지요. 분명 한국의 당골배를 심었는데 결과는 속심만 가득 찬 돌배가 열렸으니 말입니다  

중국 고사성어에 남귤북지(南橘北枳)라는 말이 있지요. 남쪽 제()나라에서 잘 자라는 귤나무가 북쪽 초()나라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고 만다는 말인데 7년 전 천형에게 천귤왕 지라는 호를 지어 인터넷에 올렸는데 천형의 호를 검색했더니 아직도 당골 신고 배 성공담과 함께 그 천귤왕지 호는 살아 있었습니다.

천귤왕지, 원래 호는 친한 친구가 지어 주게 되어 있지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심으면 돌배가 되지만 천형이 심으면 먹골배가 된다는 뜻으로 지은 것인데 천형의 호는 영원히 한국의 고사성어로 남아 있어 천형을 기억하는 많은 후손이 있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유명한 신고배가 미국에 오면 돌배로 변하는데 오직 천형의 농장에서만이 한국의 먹골 배보다 더욱 당도라 놓은 천스농장 신고 배를 생산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 비밀을 천형이 말씀해 주셨지요. 한국의 신고 배라는 과수는 물과 거름만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고 주인의 사랑과 정성이 있을 때만이 자신의 품종 되로 열매를 맺게 된다 했지요

 

사랑과 정성이 어린 천스 배 농장에는 군대 군대 인공 소수가 있어 아무리 뜨거운 여름 햇살도 호수에서 증발하는 수분이 잡아주고 천형은 잉꼬처럼 오순도순 부부 함께 일 연 365일 자식처럼 나무를 사랑하고 돌보심이 있을 때 비로소 그 보답으로 먹골배 신고는 달리게 된다 하셨지요.

 

천형! 어찌 그리 떠난다는 인사 한마디 없이 홍련이 가버린단 말입니까? 사랑했던 아들딸 손자 며느님의 슬픔은 어쩌라고, 비둘기처럼 24시간 함께한 부인 천 여사는 어쩌라고, 20여 연간 정을 나누어 왔던 이웃 간의 그 우정은 어쩌라고, 무엇보다 당신의 혼과 정성으로 열매 맺어준 그 많은 먹골 배는 다 어쩌라고, 주인이 아프면 나무도 아프고, 주인이 감기 들면 배나무도 감기 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천형이 그렇게 홀연히 가버린다면 우리 한인들의 사랑받아왔던 단골 배도 천형 따라 줄 서서 가버릴까 두렵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하니 천형은 이렇게 갈 것을 미리 예견이라도 한 것 같습니다

 20여 년간 경험으로 얻은 먹골배 비방을 우리 후손들에게 전수도 하지 않고 떠나 버렸다면 천형의 그 값진 먹골 신고배 재배법은 그대로 사장 될 뻔하지 않았겠는가? 말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에게 그 비방을 남겨 청귤왕지 라는 호의 뜻으로 세상에 공개하게 되었으니 언제가 미국에서 한국의 신고 배 농장이 번성하게 될 날이 오면 천형은 그런 농장에서 다시 되살아 숨 쉬게 될 것 같습니다

 

천형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그칠 줄 모르게 흘러나오는 입담에 역마살 인생역정도 이제 더는 들을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남미 브라질, 알젠 티나, 칠레, 볼리비아를 거쳐 페루, 우루과이, 파라과이, 애쿠아토르 를 거치면서 얻은 여행담을 담아 마지막 정착 한곳이 이곳 필렌 천스농장 이었고 농장 입구에는 태극기 성조기와 함께 천형이 거쳐 가면서 얻은 영주권 취득 5

 

국의 국기를 훈장처럼 달아놓고 오는 사람 가는 사람에게 자랑하며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곤 했는데 참으로 그대는 역마살의 귀인이기도 했습니다.

 

몇 개월 전에 식사를 함께하면서 들려준 잊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되살아나면서 우리가 함께 살아가면서 정리해야 하는 지침을 남겨 놓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천형은 이런 말을 하셨지요. 김형! 나 요즘에사 철이 든 것 같습니다. 아주 사소한 오해를 하고 몇 년 동안 담을 쌓고 살아온 나의 불찰을 깨닫고 서로 간 화해의 손을 맞잡고 보니 십 년 먹은 묶은 채증이 내려가는 기분이고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요 그래서 우리 조상님들은 대기만성이라 했고 철들자 이별이요 이 세상 하직 한다 하지 않았소이까.

 지나고 보니 천형은 오늘의 이별을 미리 알고 예비를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 천형의 가심을 슬퍼하시며 많은 친구 친지 분들이 조문객으로 참석했지만

부족한 이 사람의 입을 잠깐 빌려 이런 말을 하시고 싶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 참석해주신 조객 여러분 영급의 세월에 비하면 우리 인생은 한순간의 찰나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언제 갈지 알 수가 없습니다만 바로 내일 이 세상을 하직한다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가족 친지 이웃 친구에게 서운했던 일 오해했던 일 모두 툴툴 털어 버리고 마음의 짐을 다 벗어 버리고 후해 없이 떠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해두시고 마음 편히 사시다 오십시오. 라고 말입니다

어차피 공수래공수거라 하지 않았습니까. 재물 권세 그런 것 다 소용 없습니다. 마음으로 서로 감싸고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 갖고 편히 사시다 오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싶은 던 것이었지요.

천형 낙원에서 우리 다시 만날 그때까지 편히 쉬십시오.

20여 년 이웃사촌 김병희 천종철님의 영전에 삼가 조의의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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