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찾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였습니다
몇 년 전에 어릴 적 자라났던 고향을 찾아가보았지요
그러나 오매불망 그리던 그런 고향은 아니더이다.
티 없이 맑디. 맑은 동무들과 합께 뛰놀던 그 동산도
어디론가 살아지고
정답던 오솔길도
실개천도
흔적조차 없었습니다.
풀피리 꺾어 불던 옛 동무들도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콘크리트 숲들이 가로 막아서며 숨만 막히게 하더이다.
고향에 찾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더뇨
두견화 피는 언덕에 누워 풀피리 맞춰 불던 옛 동무여
흰 구름 종달새에 그려보던 청운의 꿈을
어이 지녀 가느냐. 어이 세워 가느냐.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실버들 향기 가슴에 안고 배 띄워 노래하던 옛 동무여
흘러간 굽이굽이 적셔보던 야릇한 꿈을
어이 지녀 가느냐. 어이 세워 가느냐.
이런 노래 흥얼거리며
돌아서 가는 늙은 나그네의 눈시울에 이슬이 맺히더이다.
조국을 떠나 오래 살아온 친구들이여 !
고향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찾아 가지는 말아요.
고향을 찾아갔다
영원히 잃어버린 고향을 그리면서
울고 있는 나그네의 넋두리올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