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족문화
8월 3일 김향 교수님이 이끄시는 청소년 교향악단은 빅토빌 양로 병원을 방문해서 외로운 노인 환자님의 위문 공연을 했다
65세 이상의 노인분들이 입원해 있지만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분이고 그나마 휠체어 의지 하고 움직일 수 있는 분들만 참석해서 공연을 관람했다
수백 명이 입원해 있는 이곳에는 간병 원들의 헌신적인 돌보심이 돋보인다.
대부분 기동을 하지 못해 대소변은 물론, 치료, 목욕, 청소, 등 이분들의 하시는 일은 어디 하나 나무랄 곳이 없다
매일 갈아입히는 의복도 깨끗했고 많은 노인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걸 생각하면 병원냄새 노인 냄새가 뒤범벅이 되어 있을 것 같지만 환기 시설이 잘되어 있어 한상 산소가 풍부한 신선한 공기로 채워져 있고 눈을 감으면 숲속에 들어 온 느낌마저 든다.
미국이란 나라는 노인복지 제도 양로병원의 관리에 관한한 참으로 세계적인 수준이고 자랑할 만하다 하겠다.
그러나 아무리 현대적인 병원 시설에 잘 훈련된 간병 원들이 봉사를 하고 있다 해도 이곳에 꼭 있어야 할 것이 없다.
가족 사랑과 정이다
한국 같다면 수백 명이 입원해 있는 이런 곳이라면 항상 찾아오는 가족들로 북적 될 만도 한데 이곳에는 그런 것이 없다
그저 병들고 가족에게는 짐만 될 뿐인 이런 부모님들을 이곳에 갖다 버린 그런 느낌이 드니 서글픈 생각 까지 든다.
깨끗하게 차려 입고 휠체어에 위지 하고 공연을 감상하고 있는 노인들의 얼굴 면면을 살펴보니 한결같이 표정이 없다.
웃음도 없다, 행복하다는 느낌이나 즐거워하는 느낌 그런 것도 없다, 그저 쓸쓸하고 외로움에 지쳐 이제는 만사를 포기하고 내세의 소망을 기다리는 그런 모습일 뿐이다
이 사람들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자식들 힘들게 키워 독립시켜 주었지만 병들고 힘없는 처지가 되고 나니
자식들에 짐되기 싫어 이곳에 와있을 뿐이다
말이 양로 병원이지 이곳은 가족도 친구도 친지도 아무도 찾아 주는 이 없는 정도 사랑도 매말라 버린 황량한 사막 같기만 하다
미국의 개인주의 문화가 이렇게 만든 것이다
미국 문화는 18세가 되면 부모는 더 이상 자식들에 신경 쓰지 않는다.
대학을 가든 직장을 가든 누구와 결혼을 하든 일체 간섭도 지원도 끊어져 버리는 것이 미국문화이다
한국처럼 허리가가 굽어지도록 자녀들 학자금 대고 결혼하고 독립해서도 어려운 자식 들 위해서 부모가 지원하는 일은 이곳에서는 없다
이렇게 자란 자식들이 65세 은퇴한 부모가 병이 들어도 국가에 맡겨 버리고 잊어버리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그렇기로 서니 부모 자식이란 인륜이 있고 정은 살아 있을 만 한데 오늘 이곳 병원에서 매말라 버린 가족사랑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면 한국의 가족 중심 문화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의 전통문화도 무조건 서양문화에 물든 이기적인 기형문화로 변질되어 가는 것이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문화는 열심히 챙기면서 부모 모시길 싫어하고 노인 경시 풍조가 만연하여 부모 버리는 문화는 서구 문화를 따라 가겠다는 요런 얌체 문화가 오늘날 한국의 기형적인 가족문화로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공연을 마치고 표정 없는 노인들의 손을 잡고 포옹을 해주었더니 잡은 손을 놓을 줄 모르고 눈에는 쓸쓸한 이슬이 맺히는 것을 보면서 같은 연배이면서 그래도 이런 곳을 위문 방문할 수 있는 건강에 감사 해야겠다.
공연을 마친 학생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포옹해 드리라 했는데 아무도 포옹하려 나서는 놈들이 없었다.
얼굴만 한국 사람이지 이놈들 벌써 미국문화에 물들어 버린 미국 녀석들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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