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님
소리를 내면서 오는 봄도 있지만 소리 없이 오는 봄도 이답니다 아침 자고 나니 파란 새눈이 비죽히 소리없이 봄소식 전해 주는 것은 기본이고 소리 없이 내리는 봄 보슬비 출근길 아가씨 치마 밑에 숨엇던 봄은 밋건한 종아리 타고 오지만 소리도 없이 나비 등 타고 오는 봄도 있답니다 달래 묻힘 숙국은 밥상을 타고 오는 봄이고 화사한 옷차림은 딸 며느리가 가저오는 봄이지요 벗꽃이 만발하면 봄은 조용히 연인들 손을 잡고 오는 봄이고 뒷동산 산소에서 고개숙이고 올라오는 보라색 할미꽃은 돌아가신 할머님이 보내주는 봄이지요 고추 묘종 가지 묘종은 구멍가게 아저씨가 가져 온 봄이고 울긋 불긋 꽃묘종 봉투가 진열되면 꽃 가게에도 봄이 온줄 안답니다 두둑한 털 잠바에 반값 쎄일 꼬리표는 봄이 온다는 알림 표이고 성급합게 진열되는 선풍기 냉방기는 봄이 오면 여름도 멀지 않았 다는 신호 탄 이랍니다 녹쓴 쟁기 트랙타에 기름칠 하는 것은 농부 마음에서 기지게 펴는 봄이고 호박씨 채소씨 봉지가 열리면 할머니의 따뜻한 봄이 나온 답니다 먼산에 잔설이 겉히고 파란 새살을 드러 내는 것은 남촌에서 바람타고 오는 봄이고 진달래가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가신님이 보내주는 약산의 봄이 오는거지요 개나리 울타리가 노랗게 물드는 것은 뼝아리 때 뽕뽕뽕 물고 온 봄이고 뒷동산 옹달샘 얼음이 풀리는것은 산토끼 다람쥐가 봄나들이 하면서 가져온 봄이랍니다 재주도에 노오란 유채꽃 흉단을 까는 것은 배타고 건너운 벌통들이 가져온 봄이고 설악산 산장이 깨끝해 지는 것은 성급한 봄나들이 관관객이 가져온 봄입니다 손주 자랑하려고 먼길 봄나들이 갓다가 냉수만 마시고 돌아온 봄은 태평양을 건너서 그랙님이 가저온 봄이고 삼월의 초입에서 "삼월의 하늘아래" 아름 다운 봄소식은 굴참나무 님이 가져 온 봄이랍니다 봄나들이, 봄소식, 봄이 오는 소리, 이런 글귀들이 자꾸 뜨는 것은 울 카페 친구들의 마음에도 봄이 왔다는 설래임 때문이지요 먼산 자락에 봄 아지랑이 피어 오르면 하늘 높이 솟은 종달새는 봄은 소리도 없이 이렇게 왔다고 알려 준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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