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가족 이야기

노인과 자장가

benny kim 2015. 10. 2. 09:11

7 순 노인과 자장가

잠 못 이루는 밤 7 순 노인이 어머님의 자장가 소리 들으며 잠이 든다

하면 밑을 사람이 있을까

노인이 되면 다시 아기가 된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8 순을 눈앞에

두고 있는 내가 어머님의 자장가를 들으며 잠이 들곤 하니 다시

아기가 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우리네 나이가 되면 2~3가지의 약은 누구나 먹게 되는데

이 약의 부작용 중 불면증을 불러와 잠 못 이루는 밤이 고통스럽기만 하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며 괴로워할 때면 어김없이 이미 고인이 되어

100가 훨씬 넘은 어머님의 환상이 나타나

불러주시는 자장가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곤 했던 것인데

깊은 잠재의식 속에 숨어있었던 자장가 가사가 군데군데 끊어진

구절이 있긴 했어도 아주아주 얼릴적 불러주시던 어마님의 자장가가 

하나도 낯설지 않았으니 신기 하기만 했다  

 

자장자장 우리 애기

우리 애기 잘도 잔다

자장자장 우리 애기

우리 애기 잘도 잔다

 

꼬꼬 닭아 우지 마라

우리 애기 잠을 깰라

멍멍 개야 짖지 마라

우리 애기 잠을 깰라

 

자장자장 우리 애기

우리 애기 잘도 잔다

자장자장 우리 애기

우리 애기 잘도 잔다

 

금을 주면 너를 사며

은을 준들 너를 사랴

나라에는 충신동아

부모에는 효자동아

 

자장 자장 우리 애기

우리 애기 잘도 잔다

자장 자장 우리 애기

우리 애기 잘도 잔다

 

꼬꼬 닭아 우지 마라

우리 애기 잠을 깰라

멍멍 개야 짖지 마라

우리 애기 잠을 깰라

 

자장 자장 우리 애기

우리 애기 잘도 잔다

자장 자장 우리 애기

우리 애기 잘도 잔다

 

그런데 지난밤에는 둘째 딸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꿈을 꾸었다.

얼마나 생생한 꿈이 옅던지 잠을 깨어보니

노안의 눈물이 베개를 적셔 놓았다

 

어느 화창한 봄날 둘째 달 나리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먼

영변의 약산 진달래 동산을 방문한 꿈이었다.

온 산이 진달래꽃으로 만개한 약산은 정말 아름답고 환상적이었다.

지금은 엄마가 되어 있는 딸이지만 꿈에서는 아직 발랄한 10

소녀였고 아빠의 손을 꼭 잡고 약산 둘레길을 걷고 있었는데

나는 딸에게 자장가 노래를 불러 주었다.

 

딸이 아빠의 자장가 노래를 들으며 아빠 가슴에 얼굴을 묻고 감격해

울고 있었던 모습이 진달래보다 더 곱고 행복해 보였다

나도 참 가슴이 벅차올라 함께 눈시울을 적시다 깨어 보니 꿈이었다

어머님의 자장가 노래를 들으며 잠이 든 나는 나리가 아기 때

수없이 불러 주었던 자장가를 생각하다 이런 꿈을 꾼 것 같기도 하다

딸 나리는 아기 때 종합병원 의사의 실수로 임파선 결핵을 얻어

고생을 많이 하며 자랐다.

 

유아에게 맞지 않은 성인용 높은 단위의 BCG 결핵 예방접종을 하는

바람에 도리어 이로 인해 결핵에 감염되고 만 것이다.

BCG란 결핵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주기 위해 약한 결핵균은

된 백신인데 당시만 해도 품질 다루는 방법에서 실수가 잦았던

것 같았다.

 

내기 고교 시절 결핵으로 일 년간 휴학까지 한 경험이 있어

누구보다 결핵에 대한 중상을 잘 알고 있었다.

결핵은 우선 미열 두통 불면 식욕 부진 등에 식은땀이 나는 것이

특징인데 내가 보기에는 분명 나리에게 결핵의 모든 증상이 나타나

의사에게 결핵이라 아무리 주장을 해도 병원에서는 폐의 X Ray

사진만 들여다보고 결핵이 아니라며 감기약 해열제 소화제

등만 처방하며 고생을 시킨 것이다.

 

발병 후 1년이 가까워져 와서야 목 부위 임파선이 부어올라 정밀

검사 결과 림프샘 결핵이란 진단이 난 것이다

말 못 하는 아기가 얼마나 고통 서러웠을까 생각하니 분통이

터질 것 같았다

먹는 우유도 토하기만 하고 항상 칭얼대며 잠을 자지 못했으니

부모 마음 오직했겠는가

밤만 오면 칭얼대는 나리를 업고 자장가 노래를 불러 주었는데

나리는 아빠가 불러 주는 자장가 노래를 들으며 잠이 들곤 했으니

매일 매일 자장가를 수없이 불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_tthhVmywjM (모차르트 자장가)

https://www.youtube.com/watch?v=aFCUHVf5dwo (이흥렬의 자장가) 등등

 

나리는 당시 너무 어려 아빠가 불러 준 이 자장가 노래를 지금을

기억할 수 없겠지만, 만약 나리도 아빠 나이가 되어 잠 못 이루는

밤이 온다면 깊은 잠재의식 속에 숨어 있었던 자장가를 다시 들으며

잠이 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내리 사랑이라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