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장

정(情)이 담긴 씨라기 국

benny kim 2007. 10. 9. 09:12

정情이 무엇인가 ?

미국에는 정이라는 단어가 없다

그래 그런지 미국서 자란 아이들뿐만 아니라 서구화 되어 가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서도 정을 느끼기가 힘들다.

정은 사랑도 아니고 그렇다고 좋아하는 것 그것 그런 것도 아니다

말로표현하기 힘들지만 어딘가 끌리고 함께 있으면 어머님 품과 같이 푸근한 느낌 그런 것이 정이라 할 수 있겠다.

 

누이동생내 집에 예고도 없이 들렸다

환갑이 지난 나의 바로 손아래 여동생이다

저녁시간인데 설마 먹다 남은 밥술이야 있겠지 하고 식사도 하지 않고 갔다

동생내외도 막 가게 문 닫고 내가 오는 줄도 모르고 집으로 돌아온 참이었다.

오빠도 참!

미리 오신다 했으면 저녁준비를 좀 잘해놓았을 탠데 어찌 그리 불숙 오셔 수?

저녁은 있는 대로 준비할게요.

그럼! 밥과 김치만 있으면 된다.

알았습니다. 잠깐만 기다려요

홍서방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그저 있는 재료로 준비 했다는 식사가 나에게는 진수성찬 이였다 쇠고기 쓰려 넣은 씨락국 이 일품인데 김에다 구운 자반고등어 등등 참 맛나게 먹었다

어째서 이렇게 밥맛이 꿀맛일까

소박하지만 그 밥상에도 정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겠다.

오랜만에 가족 이야기 건강이야기 등등 시간을 보내다 아쉽지만 떠날 시간이 되었다 집 앞까지 딸 외손자 녀석 모두 나와 배웅하면서

오빠 이것 가져가세요.

오빠가 맛나게 먹기에 통에 담았어요. 하면서 씨락국을 담아 주었다

그리고 이것 김치가 별맛이라 좀 담았습니다.

김치야 있겠지만 가져가세요.

홍서 방은

형님! 이거 우리 짐 단감나무에서 딴것인데 아직 덜 익었지만 아주 달고 맛이 있습니다.

그래 고맙다

맛있게 먹을 께 하고 운전대를 잡고 떠나는데 한참동안 손을 흔들고 서있었다

그래 이게 정情이지

먹다 남은 씨락국 김치 그게 어째서 고맙고 따스함을 느낄까

그속에 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옛날에 학창시전 내가 자치생활 하면서 몇 주일에 한 번씩 집에 들렀다 떠날 때면

어머님께서 봉지, 봉지 밑반찬 만들어 주면서 멀리 대문 밖에서 배웅하던 그런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피는 물보다 진한 것이고 가족이란 울타리는 질화로 같이 따스한 정으로 둘러 처진 성역이겠다.

그런데 서구화 되어가는 젊은이들 시집을 가고 분가를 해도 이런 한국적인 정서가 매말라 정이 살아져 가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네 노인세대들은 아무래도 정에 굶주려 정이 그리울 수밖에 없는 것인데 이놈의 정이 다 어디로 가버리고 외로운 노인들만 정을 찾아 방황하게 만드는 구나

신세데 젊은이들아!

인터넷 열어놓고 채팅하고 이매일 보내고 셀 폰에 애인, 친구 에게 문자 메지지 보내는 그런 시간의 십 분의 일 만이라도 엄마 아빠를 위해 전화 한 통화 하면서 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시간 좀 할애 해 달라는 게 정말 무리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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