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야기

미국과 미국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인다

benny kim 2007. 4. 25. 17:39

내가 미국에 살면서도 내 조국이 대한민국이고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한민족이라는 것에 한 번도 열등감을 느끼거나 백인의 우월주의자 앞에서 주눅 들어 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조승희 사건에 대처하는 미국인들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내가 한인이라는 것이 부끄러웠고

그들 앞에 머리 숙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우리들은 미국의 은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반미 촛불시위, 성조기, 부시대통령 화형식, 북핵 두둔, 얼마나 많은 배은망덕한 짓을 해왔던가

이런 사건들이 주마등 같이 떠오르게 하면서 한인이라는 것이 부끄러웠고 솔직히 사죄하고 싶다

 

VT 캔버스 앞에 천하에 살인광 조승희까지 미국 사회가 만들어 낸 피해자라 생각하는 미국의 정신에 머리가 숙여 졌고

 

“아! 내가 너의 생전에 친구가 되어 주지 못한 것을 후해한다” 추모 글을 올리는 미국학생들 앞에 머리를 숙인다.

 

어떻게 32인의 피해자와 함께 가해자의 추모석이 나란히 자리 할 수 있단 말인가?

그 슬픔 억울한 심정 오죽 하랴 만 도리어 가해자가족을 위로하고 꽃다발을 바치는 피해자가족들의 성숙한 모습에 머리를 숙인다.

 

“그는 환자였다” 미리 치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한 것에 미안해하는 학교 당국자의 지나친 책임감에도 머리를 숙인다.

 

유엔 사무총장도 한국인이라는 기사를 쓰고 빛바랜 뉴스 까지 찾아내어 “한국인 젊은 아빠의 비디오 유언을 동영상으로 올려 미국인을 울리면서 한국인에 대한 좋은 감정을 부각 시키고 이 사건이 인종문제로 비화하지 않게 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는 미국의 방송 언론의 논조에도 머리를 숙인다.

 

이번 사건은 미국사회전체가 책임질 일이지 어느 개인 국가 민족과 연관시켜서는 안 된다 한국인이 미안해 할 일도 아니고 대한민국이 사과 할 일도 아니라 말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한마음으로 지지하고 이의를 달지 않는 미국 정치의 성숙성 앞에 깊은 감동을 받고 머리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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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4월

미국 어느 산골 마을에도 봄은 왔으되 봄 같지가 않습니다.

입춘대길 춘3월도 오는 소식, 가는 소식 남풍한설 날아가고

꽃피는4월도 얼어버린 꽃이 서러워 눈물겨워 가려합니다.

꽃다운 청춘이여 어이 그리 허무하십니까.

33인 영령 앞에 머리 숙이고 애도의 묵념을 올립니다만

잔인한 4월의 천재지변 이라고만 하고 싶습니다.